1 그 길로 객망리 본댁에 가시어 가옥과 고추밭 일곱 뙈기를 파시고 "이사를 하리라." 하시니 온 동리가 술렁이니라.
2 상제님께서 동리 사람들을 불러 말씀하시기를 "내가 이사를 가야 하니 이삿짐 좀 져다 주어야겠네." 하시매 이삿날 사람들이 모여들어 짐을 꾸리는데,
3 상제님께서 "각기 마음대로 져 보라." 하시니 성심을 다하는 사람은 쌀섬, 가마솥, 장독 등 무겁고 중요한 것을 짊어지고,
4 체면치레만 하는 사람은 가볍고 값없는 빗자루, 멍석 따위만 들고 나서니라.
5 일행이 말둥굴이재에 이르자 상제님께서 "여기서 쉬도록 하세. 저쪽에서 마중 나올 테니." 하시되,
6 점심을 먹고 한참을 기다려도 마중 나오는 사람이 없거늘,
7 상제님께서 말씀하시기를 "내 이사는 이러고 말 모양이니 각자 지고 온 짐을 가지고 집으로 돌아가라." 하시는지라.
8 힘들여 짐을 지고 온 사람들은 좋은 것을 차지하고 꾀를 부린 사람들은 아무 값어치 없는 물건만 가져가게 되니라.
9 이 때 가옥과 전답을 판 돈은 전주에 가시어 걸인들에게 모두 나누어 주시고,
10 또 문중에서 걷어 놓은 쌀 백 가마니마저 다 써 버리시니 문중의 원성이 높았으나 상제님 앞에서는 감히 말을 못 하니라.
11 이후에 상제님의 가족은 남의 집 협실에서 궁핍하게 지내시니라.
<콘텐츠 출처 - 증산도 도전道典 3편 99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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