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력 6월 24일 아침, 상제님께서는 약방에 누워 계셨습니다.
상제님께서 빙긋이 웃으시며 김형렬 성도의 손을 잡으셨습니다.
"형렬아, 호연이 좀 불러오너라."
이에 김형렬 성도가 사람을 시켜서 호연이를 데려왔습니다.
그런데 호연이 미처 제 신발을 찾아 신지 못하고 김형렬 성도의 신을 질질 끌고 왔습니다.
"이리 가까이 와 앉아라. 잘못하면 넘어질라.
그렇게 커다란 신을 신고... 쯧쯧, 그 의젓잖은 짓 좀 하지 말아라."
"내가 뭘?"
"그렇게 어른의 신을 함부로 신는 게 아니다.
이 담에 시집가서 어른의 신을 신으면 버릇없고 배운 것 없다고 시집 식구들에게 욕먹는다.
네가 욕먹는 게 아니라 네 엄마 아버지가 욕먹어.
그래서 내가 네 버릇 고쳐 주려고 그러는 거다. 알어?"
"누가 봤다고 그래요?"
"이런, 너 또 맞아 볼래?"
"또 맞을 줄 알고? 내가 도망가지. 호호."
상제님께서 웃으며 말씀하셨습니다.
"도망가기는 어디로 도망을 가냐? 네가 나 모르게 몇 천 리를 가 봐라. 내가 모르는가."
상제님께서 몸을 일으키시어 호연의 두 팔을 잡으시며 물으셨습니다.
"너, 나 없으면 어쩔래? 나 찾을래?"
"지금도 없으면 찾아지고 기다려지는데, 나하고 함께 안 가고 혼자서 어디 가시려고 그래요?"
"거기는 너하고 함께 갈 데가 못 돼."
"그럼, 나는 어쩌라고요?"
"아이구 세상에! 네가 나를 그렇게 생각하냐?"
상제님은 호연을 어여삐 여겨 안아 주셨습니다.
"내가 아무리 멀리 간다고 해도 아주 가까이 있는거나 진배없어."
"참 이상도 해라. 내가 어려서부터 이 때까지 어디 갈 땐 꼭 나를 챙기더니, 어째 나를 떼어놓고 혼자 가시려고 그런대요?"
"나는 저 먼 데로 올라간단다."
"그럼 나도 따라가야지."
"안 돼. 너는 따라오려면 아직 멀었어. 형렬이 말 잘 듣고 여기 있어. 그러면 내가 다시 와서 만나게 돼."
상제님께서는 호연의 손을 가만히 어루만져 주셨습니다.
"쯧, 어린 것에게 내가 죄를 많이 졌구나."
"무슨 죄? 무엇을 혼자 먹었길래 죄졌어요?"
"으응? 아, 하하."
상제님이 크게 웃으시자 옆에 있던 성도들도 따라 웃었습니다.
하지만 호연의 마음은 영 좋지가 않았습니다.
호연이 뾰로통해서 여쭈었습니다.
"나를 부르시더니 뭣하시게요?"
상제님께서 한숨을 크게 쉬며 말씀하셨습니다.
"내가 가기는 간다마는 널 못 잊어서 불렀어."
호연은 자꾸만 가신다는 상제님 말씀에 몹시 서운했습니다.
그래서 상제님께 자꾸 졸랐습니다.
"어디를 가시는데 나하고 함께 안 가요?"
상제님은 고개를 저으셨습니다.
"거기는 너와 함께 갈 데가 아니여.
내가 여기서는 이러고 앉아 있지만 거길 가면 구름같이 천 리 만 리를 다녀야 한다.
여기서 보면 하늘이 낮아 보이지? 하지만 이게 몇 천 리가 되는지 몰라.
내가 지금 하늘로 올라가면서 너를 떼어놓고 가게 됐으니 네게 죄졌다는 말이다.
어디 손 좀 잡아 보자꾸나."
상제님께서 호연이 손을 꼭 잡으시고 손등에 입을 맞추시고는 한숨을 길게 내쉬셨습니다.
"으음~. 자, 그럼 호연이는 나가 있거라."
"싫어요. 여기 있다가 어디로 가시는가 봐야지. 가시는 걸 봐야 안 오면 내가 찾아가지요."
"호연아, 그러는 게 아니다. 이제 모든 것은 형렬에게 물어봐라. 그러면 내가 형렬에게서 다 들을게."
상제님은 호연을 달래어 밖으로 내보내셨습니다.
(목차 - 제1편 증산 상제님의 탄강과 생애 / 11. 증산 상제님의 어천 / (3) 호연에게 마음 곧게 먹을 것을 당부하심)
(콘텐츠 출처 - 『증산도 이야기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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