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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게 읽는 증산도 도전/『증산도 이야기 도전』

[증산도 이야기 도전] (1-4-3) 문공신과 백복남의 운명적 만남

by hopyumi 2020. 6. 9.

 

 

 

 

동학 농민군과 관군이 한창 싸울 때의 일입니다.

 

3월 20일, 동학 농민군은 백산으로 본진을 옮기고 전명숙(전봉준)을 동도대장으로 추대한 뒤 호남창의대장소湖南倡義大將所 라는 깃발을 올렸습니다.

 

이에 전라도 감영의 관군이 동학군 본진을 향해 진군하였습니다.

 

그리하여 황토현黃土峴에서 양 진영이 서로 맞닥뜨리게 되었습니다.

 

양 진영에는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았습니다.

 

 

이 때 고부 강삼리에 사는 열여섯 살 난 소년 문공신文公信이 동학 접주로 있는 형 선명善明을 따라 동학군 진영에 머물고 있었습니다.

 

해가 뉘엿뉘엿 넘어갈 무렵 어디선가 누가 큰 소리로 외쳤습니다.

 

 

"생불生佛이 들어온다!"

 

 

키가 큰 장정 하나가 어린아이를 업고 들어와 자리에 내려놓았습니다.

 

그 장정은 어린아이 앞에 무릎을 꿇고 앉아서 고개를 숙인 채 꼼짝도 하지 않았습니다.

 

이 때 여기저기서 수군거리는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신인神人이야."

 

"오세동五歲童이라던데."

 

 

공신이 보니 아이는 일곱 살 정도로 보였습니다.

 

이 때 동학 간부들이 예를 갖추며 과자를 가져다가 오세동 앞에 놓았습니다.

 

 

"드십시오."

 

 

그런데 오세동은 아무 말도 없이 앉아만 있었습니다.

 

 

"산 부처라더니 벙어리를 데려왔나 봐."

 

 

누군가가 이렇게 말하였습니다.

 

한참 후, 오세동이 입을 열어 자신을 업고 온 장정에게 물었습니다.

 

 

"진중에 총든 군사가 몇이냐?"

 

 

그 장정은 대장에게 알아본 뒤 대답하였습니다.

 

 

"OO명이라 합니다."

 

 

이에 오세동이 좌중을 향해 호령하였습니다.

 

 

"총든 군사는 모두 모이라!"

 

 

오세동은 장정에게 지필을 들이라 하고 공신을 가리키며 먹을 갈게 하였습니다.

 

공신은 먹을 갈면서 오세동이 하는 모습을 지켜 보았습니다.

 

오세동은 총든 군사의 숫자만큼 손바닥만 한 종이에 '푸를 청靑 자' 비슷한 글을 써서 나누어주며 이렇게 말하였습니다.

 

 

"이것을 잃어버리면 죽는다."

 

 

그리고 잠시 후에 다시 말하였습니다.

 

 

"하나는 할 수 없이 죽겠구나."

 

 

이어 오세동이 전투에 대해 이것저것을 일일이 지시하였습니다.

 

동학군들은 그의 명에 따라 이불보를 뜯었습니다.

 

그리고 산을 둘러가며 잔솔백이 중간중간에 걸쳐 놓았습니다.

 

 

밤이 되자 산 중간 중간이 희끗희끗한 게 마치 사람이 있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동학군은 간간이 관군을 향해 총을 쏘면서 관군을 산으로 유인하였습니다.

 

이에 관군은 이불보를 동학군으로 오인하여 마구 총을 쏘아대며 산 쪽으로 진격하였습니다.

 

그 틈에 동학군들은 살짝 빠져나와 관군 진영을 기습하였습니다.

 

동이 틀 무렵, 동학군은 대승을 거두었습니다.

 

이 때 공신이 하늘을 보니 진격하는 동학군의 머리 위로 백로 한 마리가 유유히 날고 있었습니다.

 

 

전투가 끝나자 오세동이 자신을 업고 온 장정에게 이렇게 말하였습니다.

 

 

"십 세도 안 된 아이가 전쟁은 불가하다. 그만 가자."

 

 

이 때 동학군들이 오세동 앞에 무릎을 '퍽' 꿇고 오세동을 붙잡으며 물었습니다.

 

 

"때가 언제입니까?"

 

 

이에 오세동이 그 자리에서 한시 두 구절을 써 주었습니다.

 

공신은 앞 구절만 겨우 보았습니다.

 

 

'화로태동화처자花老太童禾處子.'

 

(이제 꽃은 지려하는데 아직 콩과 벼가 다 여물지 못했구나.)

 

 

공신이 그 글을 보고 대강의 뜻을 짐작하였습니다.

 

 

'동학군도 아직 때가 아니구나.'

 

 

그래서 그는 동학군에서 빠져나와 고향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러나 그의 가슴은 어린 오세동에게서 받은 충격과 새로운 의욕으로 몹시 설레었습니다.

 

 

'나도 도를 닦으리라.'

 

 

도를 구하고자 하는 의지가 크게 불타올랐습니다.

 

 

 

* 오세동 : '다섯 살 먹은 아이' 라는 뜻이며 어린 복남을 가리킴

 

* 잔솔백이 : 소나무의 잔가지

 

 

 

 

(목차 - 제1편 증산 상제님의 탄강과 생애 / 4. 상제님의 청년시절 / (3) 문공신과 백복남의 운명적 만남)

 

(콘텐츠 출처 - 『증산도 이야기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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