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동학군이 삼례를 떠나 공주公州를 공략하기 위해 은진과 논산 쪽으로 서서히 진군하니,
2 삼례를 떠난 동학군이 머지않아 한성漢城으로 진격한다는 소문이 순식간에 온 나라 안에 퍼져 나가니라.
3 이 때 필성은 두현에게서 도를 받은 뒤에 '남원으로 가서 종군하라.'는 군령軍令을 받고 보름날 계룡리를 떠나 남원으로 향하더니,
4 전주 구이면九耳面 정자리亭子里를 지나다가 그곳 노상에서 뜻밖에 증산을 뵙게 되니라.
5 필성이 반가워 인사를 하니 증산께서 말씀하시기를 "음, 네가 올 줄 알고 기다리고 있었다. 나와 함께 가자." 하시고,
6 필성과 더불어 두어 마장을 더 걸어 임실任實 마근대미馬近潭 주막으로 들어가시니 온통 동학군의 소문과 일본의 대궐침범 이야기로 시끄럽더라.
7 증산께서 술 한 상을 시켜 목을 축이시고 말씀하시기를 "날도 차고 하니 이곳에서 쉬며 기다려라. 남원에서 네가 만나려는 사람은 여기서 만날 것이다." 하시거늘,
8 필성이 "노자가 다 떨어져 여기서 만일 그 사람을 못 만나면 참으로 곤란하네." 하니,
9 이르시기를 "허허, 내 말을 믿고 밥 굶을 걱정은 말아라." 하시니라.
10 두 시간쯤 지나니 문득 길 건너에서 천지를 뒤흔드는 함성이 울리며 인마人馬 소리가 가까이 들려오거늘,
11 필성이 밖으로 나가 보니 동학군 수천 명이 '보국안민輔國安民', '척양척왜斥洋斥倭'라 쓴 오색기를 흔들며 혹은 어깨에 총을 메고 혹은 손에 창을 들고 행군해 가는데 동학군의 긴 행렬로 계곡은 온통 사람의 물결로 뒤덮이니라.
12 이 때 진군하는 복잡한 행렬 속에서 접주 최두현이 필성을 보고 다가와 "남원으로 가지 말고 전주로 집결하라는 군령이 떨어졌으니 그리 알라." 하고 대열 속으로 사라지니라.
13 당시 동학군의 대본영은 논산에 있고 관군은 충주와 괴산에서 동학군을 토벌한 후 남하하는데,
14 남원에서 기병한 김개남 장군의 일만여 동학군은 관군의 남하를 막기 위해 청주성을 공략하려고 전주에 집결하는 중이더니,
15 바로 이 때에 최두현을 다시 만난 것이라.
16 증산께서 필성을 데리고 멀리서 군마의 뒤를 따라가시다가 전주 수통목水桶木에 이르러 말씀하시기를,
17 "오늘은 전주에서 살상이 있을 터이니 이곳에서 자고 내일 전주로 가도록 해라." 하시거늘,
18 필성은 장렬한 동학군의 행군에 마음이 더욱 조급해지니라.
<콘텐츠 출처 - 증산도 도전道典 1편 54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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