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산도 입도/『월간개벽』

[입도 수기] 내 조상을 잘 모셔야지요 (월간개벽 2017년 12월호)

hopyumi 2021. 1. 16. 06:43




원주우산도장 송태균(58)

2017년 음력 8월 입도


 

늘 '당신은 어떤 종교를 믿느냐' 라는 질문을 많이 받았습니다. 

저는 자신있게 "내 자신을 믿는다." 라고 말하며 씩씩하게 살았습니다. 

나름대로 부잣집 종손으로 태어나 어려서부터 제사도 꼭 주관이 되어 지냈습니다. 


일찍이 고교 3학년 때 부친이 암으로 떠나시며 "나 좀 살려 줘라. 너 먹고살 만큼 재산이 있으니 나만 살려 주면..." 하고 말씀하셨습니다.

그 때,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저에게 애원하시는 모습을 보고 죽음의 길은 인간이 막을 수 없는 것임을 느꼈습니다.


아버님이 안 계신 종갓집에서 철없이 20대, 30대를 보내고 속절없이 뒤돌아볼 시간도 없이 58세가 되었습니다. 

지금, 나 자신을 돌이켜 보면 '왜 살았는지?', '무엇을 남겼는지?', '지금 이 순간 내가 가진 게 무엇인지?' 등 아무리 생각해도 떠오르는 것이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50세에 사업이 부도가 나서 나 자신을 낮추고 반성하는 시간을 갖기 위해 험하고 천한 일 가리지 않고 살아봤으나 다시 일어날 수 없었습니다. 

8년이라는 세월을 가정도 돌보지 못하고 방황하다 지인을 만나 원주라는 곳까지 내려와 사업을 시작했으나 뜻하지 않게 시련은 계속되었습니다. 

여러 사람한테 상처도 받고 인간들이 너무도 이기적이어서 식물로 비유하자면 오염되었다는 표현을 많이 했습니다. 

입버릇처럼 "세상이 뒤집어져서 쓸 만한 사람만 남았으면 좋겠다." 라는 말을 제 스스로 많이 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원주관광호텔에 가끔 일을 하러 오시는 분이 있었습니다. 

늘 표정이 편해 보였고 힘든 일을 하면서도 힘들어 보이지가 않았습니다.

그저 '저분은 어떤 분인가?' 하는 생각만 하며 지나치던 어느 날 은은히 주문 소리가 익숙해지면서 저의 귀에 들려왔습니다. 

그래서 "사장님은 불교에 마음을 담고 계십니까?" 하고 물었더니 "아니요, 도를 공부합니다." 라는 대답이 돌아왔습니다. 

다시 "뭐라고요?" 했더니 "증산도입니다." 라고 답했습니다. 


저는 너무도 생소하여 '아! 사이비구나' 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그분(김선택 포감님)이 "우리 증산도는 내 조상을 잘 모시고 우리의 뿌리를 찾는 공부를 합니다." 라는 설명을 덧붙였습니다. 

종갓집 장손인 저는 내 조상을 잘 모신다는 첫마디 말씀에 마음이 끌렸습니다. 

이어서 "한번 우리 도장에 같이 가 보실래요? 세상 사람들이 자연의 이치와 도리를 모르고 살기 때문에 상처를 주고 상처를 받고 하며 사는 것입니다." 라고 말씀하시는데 제가 생각하고 있었던 것과 일치했습니다. 

그래서 두 번도 망설이지 않고 참여하고 배워보자 하는 마음에 도장을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2시간 동안 이인희 포정님의 말씀을 들으니 어렵지도 않고 당연한 일들인데 우리가 실천을 못한 채 살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조금 더 자연의 이치를 공부하고 나서 미루어 보건대 '우리 삶의 이치나 자연의 이치가 똑같구나' 라는 것을 배웠고, 상제님이라는 존재를 알게 되었습니다.


기독교에서는 하느님과 예수, 불교에서는 부처님이라는 것 밖에 모르다가 증산도에 와서 상제님을 접하니까 아쉬움이 더욱 컸습니다. 

이렇게 훌륭하신 우리의 뿌리와 나의 하느님이 기독교나 불교처럼 우리 후손들에게 뿌리내리지 못하고, 이제야 마디를 맺고 씨를 뿌리는 것처럼 작은 공간에 작은 식구들이 모여 기도를 하고 있습니다.


태을주 주문을 읽으면서 마음이 많이 가라앉는 느낌도 들고, 왠지 희망도 있는 듯하며, '표현 못할 마음이 움직이는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제가 김 포감님을 만나서 증산도에 온 것도 다 자연스러운 내 운명의 이치라 생각합니다. 

열심히 공부하겠습니다. 




<콘텐츠 출처 - 『월간 개벽』 (www.greatopen.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