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도 수기] 나 홀로 신앙의 병폐를 깨닫게 한 도장 수행 (월간개벽 2017년 06월호)
마산도장 황치만(59)
2017년 음력 4월 입도
저는 어려서부터 도를 닦는다는 말을 좋아했던 거 같습니다.
관심을 가지고 싶었지만 그런 걸 물어보거나 알려줄 수 있는 사람이 주변에는 없었습니다.
그러던 중에 만난 김정빈의 『단』이란 소설은 신선한 충격이었습니다.
그 소설의 주인공인 우학 도인을 만나고 싶었지만 지방에 살던 관계로 차일피일하다가 만나지는 못하였습니다.
당시에 서점에서 나오는 단전호흡에 관한 책들을 혼자서 독학으로 연구하여 나름대로는 도를 닦는 걸 즐기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결혼을 하고 회사도 다니던 중이었습니다.
회사에 같이 다니던 대학 선배로부터 도닦는 데 같이 가보자는 한마디에 제가 들어섰던 곳은 30년 전의 마산도장이었습니다.
태을주 주문 수행을 한번 해보라는 말에 아무 생각없이 한 수 배운다는 생각으로 주문을 읽게 되었고, 그 이후로 다양한 경험들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는 '여기는 무언가가 있구나' 하는 생각에 큰 의미를 두지 않고 입도를 하고 수행 생활을 하게 되었습니다.
태을주 수행에서 발생되는 다양한 체험들이 저의 삶에 큰 의미로 다가와 꾸준하게 수행 생활을 했던 것 같습니다.
그러다 약 10년 정도의 시간이 흘렀던 것 같습니다.
당시에 도장의 책임자를 하고 있던 분이 큰 병에 걸려서 돌아가시게 되었습니다.
'사람 몸에 생긴 병 하나 치료를 하지 못하는 도가 무슨 소용인가?' 하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점차 도장과는 멀어지게 되었고 발길을 끊게 되었습니다.
이후, 가정에서 하던 수행 생활도 점차 횟수가 줄어들게 되었습니다.
도장보다는 유명한 사찰을 방문하거나 무속인들의 삶은 어떤지도 궁금하여 무속인들과 여러 산천을 함께 다니기도 하였습니다.
무언지는 모르나 제 몸에서 본래의 기운들이 서서히 빠져나가고 다른 것으로 채워지고 있다는 느낌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크게 아쉬워하지도 않았던 거 같습니다.
도장을 멀리한 지 십수 년이 지난 어느 날, 제 몸에서 힘이 많이 빠지고 하던 일도 잘되지 않아서 힘들게 지내고 있던 어느 날, 신묘한 꿈을 꾸게 되었습니다.
절에 가면 보살들이 입는 신의를 입고 계신 엄청나게 키 큰 어떤 분이 뒤를 비스듬히 보이면서 바위 위에 작은 구멍으로 졸졸 흘러나오는 샘물 옆에 서 계셨습니다.
저는 너무 지치고 목이 말라서 물을 먹을 생각으로 샘물에 다가갔습니다.
하지만 보살님께서는 저에게 책망을 하시면서 물을 먹지 못하게 하였습니다.
저는 난감했으나 반드시 먹어야겠다는 생각에 눈치를 보면서 다시 먹으려 하였고, 보살님은 그러한 저를 굳이 제지하지 않았습니다.
다음 날 일어나서 곰곰이 생각하니 내가 곧 크게 아프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당장은 아픈 데가 없었기에 병원에 갈 생각은 하지 않았습니다.
그로부터 약 5개월이 지난 후 한밤중에 응급실로 실려가게 되었습니다.
그곳에서 제가 오랜 B형 간염으로 인해 간경화가 심해져서 수술조차 불가능하고 간암으로 진행되는 의심이 든다는 진단을 받기에 이르렀습니다.
'내가 본래부터 병을 가지고 있었나?' 라는 생각과 함께 이전의 선몽에 나타나셨던 선인과 샘물의 기억을 떠올랐습니다.
불현듯 부산에서 새로운 물을 개발하여 사업을 하고 있는 친구 생각이 뇌리를 스쳤습니다.
그 친구의 물이 바로 그 샘물일 거라 생각하고 병원 처방과 함께 먹기로 하였습니다.
과연 그 물은 효과가 있었습니다.
암 수치의 진행을 효과적으로 방어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고 위험한 고비는 넘기게 되었습니다.
그 물을 끊으면 건강이 서서히 나빠지는데 이러다 평생을 먹어야 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대로 그냥 천천히 죽어가는 건 아닌가' 하는 걱정이 조금은 되기도 하였습니다.
그러고 나서 다시 약 5년의 시간이 흘러서 아이들이 전주 한옥 마을을 가고 싶다고 해서 가족들과 함께 다녀오게 되었습니다.
마침 근처에 있는 금산사 미륵전에도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들르게 되었습니다.
미륵전에 들어서서 사배를 올리고 유심히 미륵님을 관찰하여 보니 5년 전의 선몽에서 뵈었던 그 옷자락과 거의 같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머리를 치는 생각이 '아~ 그분이 미륵부처님, 즉 상제님이셨구나!' 였습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서 수없이 되뇌었습니다.
'용서하십시오. 그동안 제가 상제님을 몰라뵙고 엉뚱한 곳에 정신을 팔았습니다. 상제님은 저를 잊지 않으시고 챙겨 주시는데 불초한 소인은 몰라뵈서 정말 죄송합니다.' 라고 말입니다.
집에 돌아오는 즉시 다음 날 아침부터 제대로 준비는 안 되었지만 그대로 청수를 떠놓고 사배심고를 하고 태을주 수행을 시작했습니다.
젊었을 때는 하루 10분만 읽어도 온갖 조화가 생기는데 이제는 나이가 많이 들어서인지 아침에 30분을 읽어도 그때만큼의 효과는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역시 도 닦는 것은 젊을 때부터 해야한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습니다.
그래서 가장 먼저 했던 것이 아들에게 도장에 나가길 권유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제 마음과는 달리 아들은 흥미를 가지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일단은 도장에 안 가도 좋으니 태을주 주문은 읽으라면서 그 방법을 알려주었는데, 계속 집에서 태을주 수행을 하고있다고 하였습니다.
기회가 되면 도장으로 인도하여 정식 수련을 하게 할 생각입니다.
그리고 다시 6개월의 시간이 흘렀습니다.
병원에서 검사를 받아보니 서서히 악화되던 모든 수치들이 정체 또는 조금씩 호전되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제가 도장에 다시 발길을 돌리는 데는 더 긴 시간이 걸렸습니다.
아들에게는 도장에 나갈 것을 권유했었지만, 제가 다시 도장에 나가는 건 한 번 그만둔 전력이 있는데 괜찮을까 싶었습니다.
또한 집에서 혼자서 수행을 하는 것도 나름대로는 만족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집에서 상생방송을 보던 어느 날 『도전』이 새로 나왔다길래 어떤 내용이 새로 들어가 있는지 참으로 궁금하였습니다.
『도전』을 구하려다 보니 서점에는 책이 없다기에 마산도장으로 전화를 하게 되었고 직접 찾아가서 윤 수호사님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도장에서 수호사님과 첫 수행을 하던 날, 저는 깜짝 놀랐습니다.
집에서 나름대로 혼자하던 수련에서 큰 문제점을 발견했기 때문입니다.
그동안 다른 것으로 채워졌던 저의 마음 속에 마魔의 기운이 자리잡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계속 혼자서 수행했다면 알 수 없었던 사실인데 도장에 나와서 수행을 하고서야 비로소 알게 된 것입니다.
그날 저녁 저는 집으로 돌아와 마음을 다잡았습니다.
'앞으로 내 남은 삶의 기간에는 증산도 도장을 포기할 수는 없겠구나!' 라는 생각과 함께 증산도 도장의 일원이 되기로 결심하였습니다.
저는 지금도 꿈에서나마 미륵부처님, 즉 상제님을 비스듬한 뒷모습이라도 뵈었다는 사실이 너무나도 영광스럽습니다.
저에게 선몽을 하신 것은 제가 무언가 상제님을 위한 일에 해야 할 임무가 있다는 뜻으로 알겠습니다.
상제님 일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자 하는 마음으로 일심을 다해 상제님의 도를 받들 것을 다짐합니다.
<콘텐츠 출처 - 『월간 개벽』 (www.greatopen.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