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의 비밀] (4-0) 에필로그
필자는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생생하게 느끼고 싶을 때면, 시장에 가서 길바닥에 앉아 생선 팔고 고사리 파는, 어머니 같은 여인네들의 손을 잡고 이야기를 나누곤 한다.
추운 겨울날에도, 먹고살기 위해 갈라진 손을 호호 불어 가면서 생선 몇 마리, 나물 몇 단이라도 더 팔려고 애쓰는 그 소박한 사람들에게서 삶의 진솔한 모습을 본다.
우리 주변에는 이렇게 고단한 삶을 사느라 자기 자신을 돌볼 여유조차 없는 이들이 얼마나 많은가.
우리 생명은 세상에서 단 하나뿐인 소중한 것이다.
그런데 최근에 들어와 화산 폭발, 대지진, 혹한, 폭염, 폭설, 홍수 등 우리 생명을 위협하는 자연 재난과 질병이 매우 빈번하고 강력해졌다.
지난 70, 80년대부터 쏟아져 나온, 지구멸망을 주제로 다룬 수많은 영화 속 재앙이 현실이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전문가들은 지금 인류가 역사상 그 어느 때보다도 심각한 총체적 위기 상황에 처해 있음을 경고하면서 지구 환경 파괴로 인한 문명의 붕괴와 인간의 멸종 위기까지 언급하고 있다.
왜 이러한 일들이 일어나는가?
지구촌 인류가 직면한 이 모든 문제는 선악을 가름하는 도덕주의를 넘어서며, 사랑과 봉사, 자비와 헌신으로 해결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기존의 종교나 철학, 과학 등 그 어디에서도 해답을 찾을 수 없다.
왜냐하면 그것은 대자연의 큰 계절이 여름에서 가을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닥쳐오는 거대한 변화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천지의 큰 계절이 바뀌면서 인류 문화 또한 새롭게 태어난다.
"선천은 삼계(하늘·땅·인간)가 닫혀있는 시대니라" (도전 4:6:1) 라고 밝혀주신 상제님의 말씀처럼, 생장·분열하는 봄여름 상극의 '닫힌 문화' 시대에서 성숙·통일하는 가을철 상생의 '열린 문화' 시대로 넘어간다.
따라서 이때 하늘이 인간을 향해 절규하는 진정한 메시지는 바로 선천의 묵은 의식에서 벗어나 자연 섭리와 함께 성숙하는 가을의 새 진리를 만나라는 것이다.
사람이 몸담고 살아가는 가장 큰 틀이 하늘땅, 대자연이다.
무엇보다 우리의 생명이 깃들어 있는 이 '틀'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어떤 상황'에 처해 있는지를 알아야 스스로를 구원할 수 있다.
자신의 신앙이나 깨달음이 아무리 치열하다 해도, 세상에서 어떤 큰 성공을 이루었다 해도, 하늘땅이 요동을 치고 대자연이 격변을 일으키는 데는 손쓸 방법이 전혀 없는 것이다.
예를 들어 백화점에 들어가 있는데 갑자기 지진이 일어나 건물이 무너져 내린다면, 어떻게 재앙을 피할 수 있겠는가.
더욱이 가을철 대변혁 상황을 주도하는 것은 선천 역사를 관통해서 흐르는 '거대한 원한의 힘' 이다.
큰 여름철의 '상극의 극점'에 이르면 수천, 수만 년 동안 축적된 원한의 불덩이가 아주 강력하게 폭발한다.
이와 동시에 가을철 서릿발 기운이 들어와 봄여름 내내 하늘땅이 한시도 쉬지 않고 정성과 기운을 다 바쳐 길러 낸 인간의 생명줄을 끊어버린다.
가을개벽 상황으로 상씨름과 함께 질병대란이 일어나는 것이다.
* 장차 병란兵亂과 병란病亂이 동시에 터지느니라. 난은 병란病亂이 크니라. (도전 5:415:5, 2:139:7)
이 말씀과 같이 정치, 경제, 종교, 인종 갈등이나 환경 재난, 대지진, 화산 폭발, 홍수, 쓰나미 등 앞으로 닥칠 위기 상황 가운데 가장 큰 충격을 주는 것이 바로 대병란이다.
병란에는 가을 추살 바람으로 영원히 소멸되느냐 아니면 가을철 열매 인간으로 살아남느냐 하는 구원의 문제가 달려있다.
때문에 '난은 병란이 크다' 하신 증산 상제님의 이 한 말씀을 깊이 새겨 늘 병란 소식에 깨어 있어야 한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이 '3년 대병란'을 거치며 환경 재난, 문화 충돌, 종족들 간의 전쟁 등 선천의 부정적인 문제들이 근원적으로 다 해소된다는 점이다.
혹독한 고난의 과정을 통해서 역사는 마침내 전 세계가 하나되는 지구촌 통일 문명 시대로 위대한 도약을 하는 것이다.
이것이 인류 문화사에서 병란이 갖는 진정한 의미이다.
증산 상제님은 선천 세상에 쌓인 모든 원한을 씻어내고 다가올 가을개벽 세계를 준비하는 시간대를 이렇게 밝혀 주셨다.
* 풍류주세백년진風流酒洗百年塵이라. (도전 5:155:8)
곧 '상제님이 천상으로 올라가신 후 100년이 되면, 온 천하가 개벽을 알게 될 것이다' 라는 말씀이다.
영화 <2012>를 보면 삶과 죽음을 가르는 긴박한 탈출의 시간, 마지막 결정적 시간이 30분이다.
그 30분 안에 그곳을 떠나느냐 못 떠나느냐에 따라 생사가 판가름 난다.
그러하듯이 가을개벽의 실제 상황이 닥쳐와 인류의 생사가 결정되는 시간도 대자연의 법칙으로 정해져 있는 것이다.
상제님이 인간으로 오셔서 신천지 지상 선경 문명을 열어놓고 어천하신지 100년이 지나면, 가을개벽의 거대한 충격들이 봇물처럼 터져 나오게 된다.
인류 문명이 궁극으로 번창하여 선경문화 건설을 위한 마지막 단계로 도약함과 동시에, 선천 역사 속에서 쌓여온 모든 것이 '파탄 도수'로 처참하게 무너져 내릴 것이다.
바야흐로 새 시대가 열리는 역사의 분기점!
인간이 대자연과 하나되어 천상의 상제님에게서 직접 가르침을 받으며 살던 지고지순한 신교神敎 문화의 도법이, 상제님의 지상 강세로 지구촌의 동방 땅 한민족으로부터 다시 새롭게 시작된다.
신천지 가을 문명의 여명이 밝아오면서 인류는 생사가 엇갈리는 상황 속으로 휩쓸리게 되는 것이다.
2010년 새해 벽두에 아이티에서 대지진이 일어났다.
한순간에 수십만이 죽으면서 고아가 십만 명이나 생겨나고, 굶주린 짐승들처럼 먹을 것을 얻기 위해 살기를 품고 싸우는 군중들, 신음하는 부상자들, 가족을 잃고 울부짖는 사람들, 길바닥에 나뒹구는 시신들과 썩는 냄새, 계속 이어지는 강진의 공포.
그 가운데 가장 잊지 못할 비참한 모습이, 포크레인으로 시신들을 거두어 마치 쓰레기처럼 건물 잔해와 함께 구덩이에 쏟아넣는 장면이다.
자연 재난으로 희생되는 지구촌 형제들의 너무도 허망한 죽음 앞에 눈물을 흘리지 않을 수 없다.
전 세계인을 울린 이 아이티 참사는 가을개벽을 맞아 지구촌 인류 모두가 겪게 될 내일의 모습이리라.
바로 개벽 상황에서 사람들이 직접 부딪히고 극복해야 하는 과제를 천지에서 미리 보여준 것이다.
대자연의 법칙 속에 사는 인간으로서 어찌 이를 외면하고 무관심하게 넘길 수 있겠는가.
필자는 이 책을 집필하면서, 한편으로 파괴적이고 우울한 내용이 독자들에게 비관적으로만 비추어지지 않을까 하는 노파심도 들었다.
하지만 이 우주에는 결코 종말이 없다.
단지 천지의 체질이 바뀌는, 자연과 문명의 총체적인 변혁이 있을 뿐이다.
지구는 하나요, 지구촌 인류는 한 형제다.
우리 모두가 하나의 운명체로 묶여있는 것이다.
상제님의 손길로 이 세계의 크고 작은 모든 문제가 조화와 균형을 되찾는 거룩한 순간, 대자연과 인류 문명의 틀이 완전히 새롭게 바뀌는 '위대한 재탄생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따라서 오늘을 사는 인간의 진정한 성공, 영원한 삶의 길은 개벽 상황으로 닥치는 변혁의 거센 파도를 잘 극복하는 데 있다.
특히 가을철 생명의 길로 들어서는 것은 우리뿐만이 아니라 천상에서 두 손 모아 기도하는 우리의 모든 조상이 함께 열매 맺는, 가장 영광되고 보람있는 일이다.
가을의 문턱을 넘어 하늘땅과 함께 새롭게 태어날 것인가, 아니면 영원히 낙엽되어 사라지고 말 것인가!
모든 것은 오직 그대의 결단과 선택에 달려있다.
(목차 - 에필로그)
(콘텐츠 출처 - 『생존의 비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