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산도 도전] (5-45) 내 재주를 봐라
1 점심때가 되어 상제님께서 "밥 먹자!" 하시니 호연이 "밥도 없이 밥 먹으라 하네." 하거늘,
2 상제님께서 "내가 거짓말하는 줄 아느냐? 돌아다봐라!" 하시니라.
3 이에 호연이 뒤를 돌아보니 어느새 밥상이 차려져 있거늘 신기하고 좋아서 "아까 막대기가 밥이 되었네. 돌은 반찬이 되었나?" 하니,
4 상제님께서 "돌이 반찬이 될 리가 있냐?" 하며 놀리시니라.
5 이에 호연이 "그러면 어떻게 이렇게 되어? 금방 웬 집이 이렇게 되었댜, 또?" 하고 촐랑거리는지라.
6 상제님께서 "얼른 먹고 일어나거라." 하시며 호연의 입에 밥을 자꾸 넣어 주시거늘,
7 호연이 목이 메어 "안 넘어가는데 자꾸 퍼 넣으면 어째, 숨막혀 죽으라고?" 하며 투덜대니,
8 상제님께서 숟가락으로 물을 한 모금 떠 넣어 주시며 "갑갑하냐?" 하고 등을 토닥여 주시니라.
9 호연이 여전히 궁금한 마음에 "금방 내 이 숟가락은 어디서 나고 밥그릇은 어디서 났어요?" 하고 여쭈거늘,
10 상제님께서 "그러니 내 재주를 봐라." 하실 뿐 일러 주지 않으시더니,
11 호연이 밥을 배불리 먹고 나매 상제님께서 그릇을 포개 놓으시며 "저리 옮겨 앉아라." 하시니라.
12 이에 호연이 자리를 옮기려고 비척거리는데 상제님께서 목덜미를 잡아 순식간에 한쪽으로 옮겨 놓으시거늘,
13 호연이 앉았던 자리를 돌아보매 그릇이 하나도 없는지라 "어, 그릇이 없네?" 하며 놀라서 상제님을 쳐다보니 "임자가 가져갔구나!" 하고 웃으시니라.
14 어떤 때는 음식을 다 드시고도 반찬이 남으면 "이것을 내버리기도 아깝고 어디 두었다가 나중에 먹으면 하겠는데 들고 다닐 수가 없으니 못쓰겠다, 도로 주어야지." 하며 돌려보내시고,
15 때로는 "갖고 가자!" 하시며 호연에게 "네가 보관해라." 하시는데,
16 그럴 때면 호연이 "아이고, 난 싫어요. 나는 내 몸뚱이도 귀찮스러워." 하며 마다하니라.
<삼청동에서 호연을 씻겨 주심>
17 하루는 형렬에게 "삼청동三淸洞에 가서 호연이를 씻기고 오라." 하시니 형렬이 머뭇거리며 가지 않거늘,
18 상제님께서 몸소 호연을 삼청동에 데리고 가시어 맑은 물로 깨끗이 씻겨 주시니라.
<내가 저울이지>
19 하루는 상제님께서 밖에 나가셨다가 남색 꽃신을 사 오시어 호연에게 흔들어 보이시며 "네 선물 사 왔다!" 하고 흐뭇하게 말씀하시니,
20 호연이 내심 좋으면서도 "어디…. 발에 딱 맞으면 내 마음에 들고, 그렇지 않으면 싫어." 하며 신을 신어 보매 맞추기라도 한 듯 발에 딱 맞거늘,
21 상제님께서 "내가 저울이지." 하며 웃으시니라.
<콘텐츠 출처 - 증산도 도전道典 5편 45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