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하루는 어디를 가시다가 어느 누추한 집에 들어가시니 노파가 막 저녁밥을 지으려 하는지라.
2 상제님께서 "이 집에서 좀 유하고 가면 어떨까요, 할멈?" 하시니,
3 노파가 아뢰기를 "아이고, 집이 어찌나 누추한지 황송해서 어떻게 주무시라는 말도 못하겠습니다." 하니라.
4 상제님께서 "아, 자네들도 자는데 나라고 해서 못 자겠는가? 그냥 머무르세." 하시니,
5 노파가 치마를 벗어 아랫목에 깔아 드리며 "더러워서 죄송스럽지만 그대로 알고 앉으십시오." 하니라.
6 상제님께서 다시 "이러고 앉아 있으면 밥은 못 해 주겠소?" 하시니,
7 노파가 "밥이야 해 드린다고 하지마는 음식이 추해서 잡수실까 싶지 않네요." 하거늘,
8 말씀하시기를 "나도 사람이네. 자네도 눈이 있고 나도 눈이 있고, 자네도 귀가 달리고 나도 귀가 달리고. 어서, 할멈!" 하시니라.
9 이에 노파가 밥을 지으러 부엌에 들어가더니 연신 무엇을 담았다, 도로 부었다 하는 소리가 나거늘,
10 호연이 "무엇을 저런대요?" 하고 여쭈니 말씀하시기를 "밥을 해 주면 내일 아침 양식이 없고,
11 저녁에 죽을 끓여 먹으면 내일 아침까지는 먹겠는데 우리 때문에 그럴 수도 없으니 어쩌지도 못하고 그러는구나." 하시니라.
12 이어 호연에게 "아, 먹어야 옳을거나?" 하고 물으시니 호연이 "먹지 말고 다른 데로 가지, 그런 양식을 먹고 앉았어?" 하거늘,
13 말씀하시기를 "배고파서 그런 게 아니라, 이런 데로 들어왔으니 남 좋은 일이나 한번 해 주고 가야지 그냥 갈 수가 있냐?" 하시니라.
<먹는 대로만 주면 나 먹소>
14 상제님께서 "할멈! 자네 밥하려고 그러는가?" 하시니 "아이고, 해는 뉘엿뉘엿 지고 얼른 해 드려야 할 텐데, 찬이 없어 그러네요." 하거늘,
15 다시 이르시기를 "찬 없는 대로, 자네 먹는 대로만 주면 나 먹소!" 하시니라.
16 노파가 그제야 있는 쌀을 모두 쏟아서 밥을 하고, 있는 대로 찬을 준비해 상을 올리거늘,
17 호연이 숟가락을 든 채 상제님의 눈만 쳐다보며 먹지 않는지라.
18 상제님께서 호연의 밥을 된장으로 비벼 주시며 "먹어라." 하시니 겨우 몇 술을 뜨고 숟가락을 내려놓으니,
19 상제님께서 호연의 남은 밥까지 가져다가 드시니라.
<콘텐츠 출처 - 증산도 도전道典 9편 43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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